워든 에브카 이보가 신음을 내며 거친 돌에 몸을 눕혔다. 오우거는 죽었다. 여섯 발의 화살이 오우거의 목구멍을 꿰뚫었고, 두개골 왼쪽은 에브카가 드워프 망치로 날린 마지막 일격으로 함몰되었다. 잠시 숨을 돌릴 틈은 있었다.
“다들 탈출했어.” 워든 앙투앙이 에브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잘됐네.” 에브카가 말했다. 두 사람이 이곳에 온 이유는 불쌍한 광부들이 오우거들에게 죽지 않도록 탈출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는 약간의 타박상을 의미했다. 그리고 갈비뼈 골절을 의미하기도 했다. 앙투앙은 통증 때문에 주춤거리며 에브카의 옆에 누웠다. 두 사람은 누워서 그림자가 진 동굴의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우리도 해냈어.” 앙투앙이 말했다. 앙투앙은 돌멩이를 집어 들고 손가락 사이로 굴렸다. 이 엘프는 가만히 있는 법이 없었다.
“이번에는 말이지.”
앙투앙이 웃었다. “지난번에 오우거 한 마리랑 싸웠을 때도 그렇게 말했었지.”
“여러 마리였어. 한 마리가 아니라. 세 번째 녀석에게 머리가 거의 날아갈 뻔했잖아.”
“새로운 조제법을 시험하느라 그런 거야!”
에브카는 앙투앙의 실험용 조제약에서 나던 코를 찌르는 썩은 내를 떠올리며 능글맞게 웃었다. “맞아. 우리 둘 다 날려 버릴 뻔했지.”
“난 좋은 계획이라고 한 적 없어.” 앙투앙이 돌을 공중으로 던져 올린 후 다시 잡았다. “그런데 할라는 그 들판으로 돌아갔어. 지난번에 일을 끝낼 때 새끼들이 있었잖아.”
“카셀 밖에 있던 다크스폰 기억나?” 에브카가 물었다. 다크스폰의 영향을 받은 존재들 때문에 물이 오염됐다. 오염된 습지엔 회색 진흙이 가득했다. 새들이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쉴 새 없이 기침을 하며 살려 달라고 간청했다. 에브카는 혼자 마을에서 나와 몬스터 무리로 향했다.
“그때 너 아팠잖아.” 앙투앙이 말했다. “하지만 네가 시간을 벌어 줬지.”
“넌 확산을 막았고.”
“나한테 수프 사준다고 했는데.” 앙투앙이 다시 돌을 던졌다.
“멀데인에선 악마를 만난 적도 있어.”
“난 악마가 정말 싫어.” 앙투앙이 투덜거렸다.
“악마도 널 싫어할걸.”
“우리 책은 그슬리기만 했으니 다행이네. 그 추리 소설 말이야. 마지막 챕터를 읽고 있었지.” 앙투앙이 활짝 웃었다. “하이 리치에서 헐록을 상대로는 내가 너보다 뛰어났는데.”
“상처도 거의 안 남았어. 알라산 밖에 있던 게 뭐였지? 난 그 녀석에게 물리진 않았거든.”
앙투앙의 손이 잠시 자신의 어깨로 향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하지만 우린 해냈어. 아슬아슬했지만.”
“중요한 건, 워든은 다양한 방법으로 죽을 수 있다는 거야.” 에브카가 말했다.
“그리고 많은 날을 계속 살아가지.” 앙투앙이 부드럽게 반박했다.
“더넬은 부름에 응하러 갔어.” 에브카가 말했다.
앙투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돌을 내려놓았다. 앙투앙은 몰랐다.
더넬은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와 모든 워든의 핏속에 흐르는 블라이트가 마지막임을 알려 주었다. 에브카는 마지막으로 더넬을 딥로드로 데려갔다. 더넬은 아래에서 몬스터들과 싸우다가 죽을 것이다.
“워든이 되면 어떤 식으로든 죽어.” 에브카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언제 죽을진 아무도 몰라.”
“네가 두렵지 않으면 나도 두렵지 않아.”
동굴 깊은 곳에서 에브카는 다크스폰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몬스터가 더 도착하기 전까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은 남아 있었다.
“다시 물어봐.” 에브카가 말했다.
앙투앙이 돌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은 후, 에브카에게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에브카 이보, 나랑 결혼해 줄래?”
“그래.” 그리고 에브카가 앙투앙에게 키스했다.